하루에도 수백 건, 누군가는 지금도 속고 있다
사기는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니다
과거에는 “나는 속지 않을 거야”라고 쉽게 말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이야기가 다르다. 금융사기는 점점 더 교묘하고 정교해지고 있으며, 심지어 피해자 스스로 ‘이게 사기인지 아닌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고 있다. 특히 메신저 피싱, 지인 사칭, 투자 유도 등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형태다. 나의 지인을 사칭한 누군가가 급히 송금을 요청하거나, SNS DM을 통해 “단기간 고수익”을 강조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런 사기들이 단순히 돈만 빼앗는 게 아니라, 피해자에게 심리적 충격과 자기 불신까지 남긴다는 점이다. 실제로 피해를 입은 후 “왜 나는 몰랐을까?”라고 자책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기는 단순한 범죄를 넘어 감정을 건드리는 사회적 위협이라는 생각이 든다.
알아야 피한다: 대표적인 사기 수법들
최근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금융사기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메신저 피싱은 가족이나 친구를 사칭해 송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당황하게 만들고 재촉함으로써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둘째, 가짜 투자 사이트나 코인 거래소를 활용한 고수익 보장형 사기다. 정식 금융기관처럼 보이는 웹사이트나 앱을 만들어 투자금을 유도한 뒤, 출금을 막거나 사이트 자체를 없애는 사례가 있다. 셋째는 보이스피싱인데, 검찰·경찰을 사칭하거나 금융감독원이라고 거짓말해 개인 정보를 빼내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는 SNS를 통한 신종 사기들이 있다. 리셀·공동구매를 빙자해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거나, 셀럽처럼 꾸며 신뢰를 쌓은 뒤 투자 유인을 하는 사례도 증가 중이다. 이런 사기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시간에 쫓기게 만들고’, ‘판단을 흐리게 하며’, ‘공포 또는 욕망’을 자극한다는 특징이 있다. 즉, 감정에 흔들리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리스크는 시작되는 것이다.
예방과 대처, 결국 내가 나를 지키는 법
사기를 막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실천적인 원칙이 필요하다. 우선 ‘모르는 번호’나 ‘링크 첨부된 문자’는 절대 클릭하지 말고, 먼저 의심부터 해야 한다. 특히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메시지가 왔을 경우, 직접 전화로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투자 권유나 고수익 상품에 대한 정보를 받을 땐, 금융감독원 파인사이트에서 등록된 정식 기관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신고 및 상담은 1332 금융감독원, 112 경찰, 그리고 사이버범죄 신고 시스템 등에서 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기를 당했다고 자책하거나 침묵하지 않는 것이다. 빠르게 신고하고 주변과 경험을 공유해야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사기범은 우리가 조용히 있는 걸 가장 원한다. 결국 내 돈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항상 한 발짝 거리를 두고 판단하는 ‘냉정함’이다.